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내 5개 항공사가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기내 와이파이 시스템으로 도입하며, 국내 항공업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대한항공은 5일 자사와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그룹 소속 항공기에 순차적으로 스타링크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가 스타링크 기반 기내 인터넷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앞두고 고객 경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향후 그룹 전체 항공사의 기내 인터넷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스타링크는 고도 약 550킬로미터의 저궤도 위성 8000여 개를 활용해 최대 500Mbps 속도의 초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입이 완료되면 승객들은 모든 좌석 클래스에서 초고속 기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영화와 드라마 같은 OTT 스트리밍, 온라인 게임, 쇼핑, 실시간 뉴스 시청, 메신저 이용은 물론이고 대용량 파일 전송과 클라우드 기반 업무 수행도 지상에서처럼 끊김 없이 가능해진다. 항공 여행 중 직장 업무를 이어가는 비즈니스 여행객들에게는 큰 만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각 항공사는 올해 말부터 스타링크 장비 도입을 위한 사전 준비와 테스트를 진행한다.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는 항공사별로 차이가 있으나 가장 빠르면 2026년 3분기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보잉 777-300ER과 에어버스 A350-900 기종에 우선 적용한 뒤, 양사의 통합 이후인 2027년 말까지 전 기종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기내 와이파이를 운영했던 보잉 737-8 기종부터 차례로 도입하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우선 적용 기종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 인터넷 혁신을 통해 한진그룹의 FSC와 LCC를 이용하는 고객 모두가 하늘에서 초고속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게 된다며 앞으로의 기내 여행 경험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객 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링크 측의 채드 깁스 부사장은 이번 협업을 통해 대한항공과 그룹 소속 항공사 승객들에게 업계를 선도하는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게 돼 매우 의미가 크다며, 기내에서도 영상 시청, 게임,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저궤도 위성 기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로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8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 기내 인터넷이 지상 기지국이나 3만5000킬로미터 이상의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해 속도와 지연 문제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저궤도 통신 특성상 속도와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 강점이다.
현재 에어프랑스, 유나이티드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 주요 글로벌 항공사가 잇따라 스타링크를 도입하고 있으며, 실제 이용객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차세대 기내 인터넷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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