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춘분을 앞두고 본격적인 봄을 맞아 시민들에게 올봄 방문하기 좋은 한양도성 순성(巡城) 코스를 추천했다. 지난해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은 한양도성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순성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심 속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순성이란 도성을 한 바퀴 돌며 경치를 구경하는 것으로, 정조 시대 학자인 유득공의 기록에서 처음 발견된다. 조선시대 한성부 사람들은 한양도성을 따라 걸으며 사색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즐겼으며, 오늘날에도 남산낙산백악~인왕 4개 구간으로 이어지는 총 18.6km의 코스를 통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는 봄철 한양도성 순성길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명소로 ▲벚꽃이 만개하는 남산구간 ▲도시 야경이 아름다운 낙산구간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지는 백악구간 ▲윤동주 시인의 흔적을 따라가는 인왕구간을 추천했다.
봄꽃이 만개한 ‘벚꽃 명소’ 남산구간남산공원은 서울 시민들에게 오랜 사랑을 받아온 도심 속 최대 녹지 공간으로, 봄이면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는 도성의 역사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으며, 완주 인증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남산 팔각정에서 서울 전경을 감상하고,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방문하면 광복 8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은 애국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서울의 밤을 수놓는 ‘야경 명소’ 낙산구간낙산공원은 꽃피는 봄밤, 도심의 불빛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야경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흥인지문 옆 한양도성박물관에서는 600년 한양도성의 축성과 변천사를 전시물과 디지털 자료로 만나볼 수 있어 역사적 이해를 돕는다.
탁 트인 도심 뷰가 펼쳐지는 ‘전망 명소’ 백악구간백악구간의 북악팔각정은 한양도성 순성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제공하는 쉼터다. 잠실타워, 남산타워, 63빌딩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낮에는 도성 탐방의 휴식처로, 밤에는 일몰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인기 명소로 손꼽힌다. 북한산과 평창동 일원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이곳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문학과 사색의 길 ‘윤동주 시인의 흔적’ 인왕구간인왕구간에 자리한 청운동 한양도성 순성길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가 벗들과 함께 시상을 떠올렸던 곳이다. 봄기운 가득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따라 걸으며, 청년 윤동주의 문학적 영감을 체험할 수 있다. 언덕 아래 위치한 윤동주 문학관에서는 시인의 친필 원고와 다양한 사진 자료를 통해 그의 삶과 문학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 발급… 시민 참여 활발지난해 한양도성을 방문한 100여만 명 중 1만 명 이상이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를 발급받았다. 완주 인증을 원하는 시민은 각 구간의 인증 지점에서 사진을 촬영한 후 한양도성 누리집(seoulcitywall.seoul.go.kr)에 업로드하면 된다. 이후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서울 중구 회현동1가) 또는 혜화동 전시안내센터(서울 종로구 창경궁로)에서 서울특별시장 명의의 완주 인증서와 기념 뱃지를 받을 수 있다.
마채숙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나들이하기 좋은 봄을 맞이해 더 많은 시민들이 한양도성을 찾아 역사와 자연이 함께하는 특별한 휴식을 즐기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양도성이 도심 속 살아있는 역사공간이자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보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양도성은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역사를 배우고 사색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번 봄, 한양도성 순성길에서 벚꽃과 야경, 전망과 문학이 어우러진 특별한 서울의 매력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