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면천면에 위치한 골정지(骨井池)가 여름을 맞아 연꽃이 활짝 피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최근 연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면서 이곳은 단순한 연못을 넘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명소로 재조명되고 있다.
골정지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문인이었던 연암 박지원이 1797년부터 1800년까지 면천군수로 재임하던 시기에 조성한 유서 깊은 저수지다. 당시 박지원은 지역 주민들의 농업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려진 연못을 수축해 농경지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설로 탈바꿈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초가지붕 정자’라는 의미를 담은 ‘건곤일초정(乾坤一草亭)’이라는 정자를 골정지 중앙에 세우며 풍류와 실용을 아우르는 애민 정신을 실천했다.
6월 말부터 피기 시작한 연꽃은 7월 들어 절정을 향해가고 있으며, 특히 수수한 아름다움을 지닌 수련과 선홍빛의 화려한 홍련이 조화를 이루며 연못을 장관으로 물들이고 있다. 골정지의 연꽃은 일반 연꽃보다 크기가 두드러져, 지름이 약 25cm에 달하는 꽃도 있어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낮에는 수면 위를 가득 메운 연꽃이 여름 햇살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밤에는 정자와 연꽃 군락을 비추는 조명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감동을 주는 이 이색적인 풍경 덕분에 골정지는 낮과 밤 모두 볼거리가 풍성한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당진시 공영식 문화예술과장은 “연암 박지원의 정신이 깃든 골정지에서 연꽃을 감상하며 무더운 여름을 잠시 잊고 자연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골정지 연꽃의 생육 관리에 만전을 기해 여름철 당진의 대표적인 자연·역사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골정지는 역사적 배경과 생태적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장소로, 연꽃 개화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연암의 숨결을 느끼며 힐링과 사색의 시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