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영화가 하나로 융합된 새로운 공연 장르, 무빙씨어터 <비욘드 아리랑>이 강원도 정선에서 뜨거운 호평을 얻으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전문예술단체 ‘극단 산’이 제작한 이번 작품은 지난 3월 1일 개막 이후 매 회차마다 깊은 감동과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으며, 오는 3월 30일까지 단 3회차의 공연만을 남겨두고 있다.
<비욘드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민족적 저항의 상징으로 회자되는 나운규 감독의 1926년작 무성영화 <아리랑>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현재는 필름이 소실되어 볼 수 없는 이 역사적 영화를 연극적 상상력으로 복원하고, 이를 연극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무빙씨어터 형식으로 재창조했다. 단순한 재현이 아닌, 연극과 영화가 한 무대 위에서 동시에 존재하고, 상호 침투하는 방식의 연출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의 충격을 안겨준다.
극은 시골의 작은 극단이 영화 <아리랑>을 무대에서 재구성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연습과 공연, 무성영화와 연극, 현실과 상상이 쉼 없이 교차하는 장면들 속에서 관객은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장면이 영화인지, 연극인지조차 혼란스러울 정도로 새로운 몰입의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크로마키 기법을 활용해 무대 위에 실시간 영상이 투사되고, 배우들은 영화적 연기와 연극적 연기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특한 연극 언어를 구현한다.
<비욘드 아리랑>은 관객 참여형 극으로, 공연 중 관객들과 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참여와 공감, 그리고 공동의 역사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순간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통과 기술, 역사와 현대가 어우러진 이색적인 연출 방식은 공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정선 5일장날(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현장 예매도 병행된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극단 산의 공식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극단 산은 <비욘드 아리랑>을 시작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대표 레퍼토리 연극 <짬뽕>, 전통 연희와 음악을 결합한 <비밀의 노래> 등, 한국 현대사를 무대로 다양한 작품을 준비 중이다. 2025년에도 우리 사회의 역사와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공연들을 통해 관객과의 깊은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무빙씨어터 <비욘드 아리랑>은 단순한 복고적 재현을 넘어, 전통과 현대, 연극과 영화, 그리고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새로운 무대예술의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공연예술의 실험정신과 창의성이 빛나는 이 무대는, 지금 정선에서 단 한 달만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