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예술단체 극단산이 선보이는 독창적 공연 <비욘드 아리랑>이 오는 6월 서울 무대에 다시 오른다. 3월 강원도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14회에 걸쳐 공연된 본 작품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린 바 있으며, 이러한 성원에 힘입어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단 3일간 서울 성수아트홀에서 특별 공연이 펼쳐진다.
<비욘드 아리랑>은 1926년 제작된 춘사 나운규 감독의 흑백 무성영화 <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창작 연극이다.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의 억압 속에서 민족적 저항 의식을 담아내며 서울 단성사에서 2년 넘게 상영, 무려 1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민족의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전국으로 확산된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 깊이 각인된 작품으로, 극단산은 그 역사적 가치를 오늘날 무대로 재현해낸다.
연극 <비욘드 아리랑>은 과거 영화를 제작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오늘날 시골 극단이 연극으로 되살리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극단의 단원들은 당시 영화가 제작되던 시대를 무대 위에 구현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제한된 자원 속에서 기지를 발휘해 연극과 영화를 넘나드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은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펼쳐지며, 연기와 대사,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다층적 서사로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특히 <비욘드 아리랑>의 가장 큰 특징은 연극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이 촬영되고 상영되는 독특한 연출 방식에 있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이 무대 위 스크린에 바로 투사되며, 크로마키 영상기법 등을 활용해 영화적 장면을 무대에서 직접 구현한다. 관객은 현실과 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면 속에서 연극과 영화가 맞물리는 역동적인 흐름을 체험하게 되며, 공연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영화’처럼 펼쳐진다.
이러한 시도는 ‘무빙씨어터(Moving Theater)’라는 새로운 공연 형식을 제시하며, 아날로그적 감성과 현대 영상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공연예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순히 극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중적인 시점을 체험할 수 있는 시청각적 연출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과 몰입감을 제공한다.
<비욘드 아리랑>은 시대를 초월해 전해지는 민족 서사의 힘과, 이를 표현해내는 현대 공연예술의 진화를 동시에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영화와 연극의 매체적 특성이 극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방식은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장르적 실험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서울 공연은 단 3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진행되며, 티켓은 5월 23일부터 예스24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공연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극단산의 공식 블로그 및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연예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실험적 무대, 그리고 한민족의 정서를 담아낸 이야기를 무대로 되살리는 <비욘드 아리랑>은 관객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길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