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사의 서막을 연 나운규 감독의 1926년작 <아리랑>이 21세기 연극 무대 위에서 전혀 새로운 형식으로 되살아난다. 창작공연 무빙씨어터 <비욘드 아리랑>이 오는 6월 20일 서울 성수아트홀에서 개막하며, 영화와 연극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시도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영화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조선 민중의 억눌린 감정과 시대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대표작으로, 나운규는 이 작품 하나로 한국 영화의 문을 연 감독이자 배우로 기록됐다. 그는 예술을 통해 민족의 분노와 절망을 형상화했으며, <아리랑>은 단순한 영상물을 넘어 당대 조선인의 정서와 저항 의식을 담은 민족 예술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열정과 창작정신은 시대를 넘어 예술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되묻게 만들며, 오늘날 창작자들에게 여전히 깊은 영감을 준다.
<비욘드 아리랑>은 단순한 과거의 회고나 복원이 아니다. 이 작품은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오늘날 관객에게 던지는 동시에, 100년 가까이 이어져온 예술정신을 미래적 형식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무빙씨어터’라는 새로운 공연 방식이다. 배우의 실시간 연기를 현장에서 촬영하고, 이를 무대 위 스크린에 즉시 투사하는 방식은 연극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로, 관객에게 영화 촬영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대는 다층적으로 구성되어 장면마다 빠르게 전환되며, 객석까지 활용해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허문다. 여기에 크로마키 영상 기법 등 첨단 시각 기술이 결합되며 고전적 서사와 현대 기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새로운 무대 예술의 형식을 완성한다. 관객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무대 안팎의 공간을 넘나들며, 한 편의 연극이자 동시에 한 편의 영화를 경험하게 된다.
<비욘드 아리랑>은 단순히 나운규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무대 위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1926년의 <아리랑>을 현재로 소환하며, 동시대 예술가가 직면한 현실과 고민을 병치시킨다. 과거의 정신을 계승하되 미래를 향한 질문을 던지는 이 공연은, 시대를 관통하는 예술의 본질과 창작의 의미를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전할 것이다.
예매는 예스24, 네이버 예약, 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공연 일정 및 작품 소개는 극단산의 공식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술의 근원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비욘드 아리랑>, 올해 여름 놓쳐서는 안 될 공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