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묵호해역이 해양수산부의 ‘2025년 바다숲 조성사업’ 신규 대상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국비 9억 원을 포함한 총 11억 9,2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게 됐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파괴된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수산자원 회복을 통해 어업 기반을 되살리는 종합적인 바다숲 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와 해양오염이 가속화되면서 바다 생태계 전반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동해안 일대에서는 ‘갯녹음’이라 불리는 해조류 황폐화 현상이 확산되며 주요 해조류가 사라지고, 수산생물의 서식지가 붕괴되는 등 생물 다양성이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한 어획량 감소는 어촌 경제에 직격탄이 되었고, 지역 어업인의 생존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동해시는 이번 사업 선정을 전환점 삼아 묵호해역을 중심으로 해조류 서식 기반을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연안 생태계를 되살리는 바다숲 조성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단순한 환경 복원을 넘어 수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지역 경제 회복까지 연결되는 실질적인 성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바다숲 조성사업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9억 1,000만 원을 우선 투입해 해조류가 안정적으로 착생할 수 있도록 암반 지형의 부착기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이후 연차별로 해조류 이식, 포자 확산, 생태 기반 정비 등 복원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나아가 이 사업은 해양 탄소 흡수 기능 강화, 즉 블루카본 확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추진 방식은 동해안의 지형과 해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이 적용된다. 우선 해조류의 성장을 방해하는 따개비, 진주담치, 잡조류 등을 고압분사기로 제거해 착생 기반을 확보한다. 이후 해조류 종자가 부착된 연승줄이나 성체 해조류를 직접 암반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복원이 이뤄진다. 태풍 등으로 훼손된 해역은 보식 작업을 통해 생태 기능을 회복하고, 해조류 포자 확산을 돕는 수중 저연승 시설도 설치된다.
특히 저연승 시설은 앙카 구조물, 해중림초, 자연암반에 부자와 로프를 띄워 포자의 해류 확산을 유도하는 형태로, 이식 후 성숙한 해조류는 음건 처리 후 친환경 모조주머니에 담아 수중에 설치된다. 자낭반에서 추출한 유주자는 액상 형태로 제작돼 해저에 살포되며, 이러한 기술은 해조류의 착생률과 생물다양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해시는 이번 묵호해역 바다숲 조성사업을 통해 △연안 생태계 및 수산자원 서식처 복원 △수산생물 서식 기반 개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블루카본 확충 △지속 가능한 수산자원 이용 기반 마련 등 다양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역 어업인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체 주도형 지속관리 체계를 구축해, 사업 효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지역민의 체감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신성대 동해시 해양수산과장은 “이번 바다숲 조성사업은 단순한 해조류 이식이 아닌, 동해시 어촌 생존 기반을 되살리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한국수산자원공단 및 지역 어업인과 긴밀히 협력해 생태계 복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도록 사업 효과 극대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파괴된 바다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해양 환경과 풍요로운 수산자원을 되찾기 위한 이번 사업은 동해시 어업 재도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바다숲 조성사업은 이제 환경 복원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삶을 지키는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