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9-1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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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마임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2025 춘천마임축제’가 25일 막을 올리며, 예술과 놀이, 참여와 해방의 진수를 선보였다. 올해 축제는 ‘몸풍경-꽃인 듯 강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을 주제로 내달 1일까지 춘천시 곳곳에서 펼쳐진다.


화려한 축제의 서막은 25일 오후 1시 춘천 중앙로에서 열린 개막난장 ‘아!水라장’을 통해 열렸다. 중앙로터리부터 강원일보사까지 약 1㎞ 구간에서 펼쳐진 이 행사는 3시간 동안 차 없는 거리에서 시민, 예술가, 마임이스트들이 어우러진 물의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일상을 예술로 물들였다. 특히 “아스팔트 도로를 컬러로 적시다”, “해방하는 몸”이라는 구호와 함께 시작된 개막난장은 시민 참여형 축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장관으로 기억될 만했다.


거리 곳곳에서는 ‘싱크로나이즈드 마임수영단’ 등 한국마임협의회의 기획공연이 도심 속 시원한 에너지를 분출했고, 일본 마임이스트 메리코는 ‘아채장수 오시치’라는 공연으로 강렬한 아크로바틱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Under Water: 유영하는 몸’을 주제로 한 주제 공연에서는 시민들이 무대 위 예술가들과 함께 자유롭게 퍼포먼스를 펼치며, 예술과 관객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다. 물을 매개로 욕망과 감정, 해방의 몸짓이 거리 위를 가득 채웠다.


이날 개막행사는 춘천의 도심을 거대한 물놀이 공간으로 바꾸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만들어냈다. 자녀의 물총에 젖은 부모의 웃음, 페이스페인팅을 한 젊은 세대, 카메라로 현장을 기록하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모든 참여자들은 물을 통해 연결되고 하나가 되었다. 특히 춘천의 로컬기업 감자아일랜드와 협업해 만든 공식 음료 ‘마임맥주’는 지역성과 축제의 개성을 동시에 담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현장의 생동감은 춘천마임축제의 가장 큰 특징인 시민 참여형 구조에서 비롯됐다. 축제의 준비와 운영에 함께하는 자원봉사자 ‘깨비짱’부터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참여하는 시민까지, 춘천마임축제는 ‘시민이 곧 창작자’라는 철학을 36년째 실천해오고 있다. 준비된 시나리오보다 현장의 자유로운 감정과 표현들이 더 깊은 울림을 전하며, 춘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가 되었다.


개막식에서 육동한 춘천시장은 “모든 시민이 일상에서 벗어나 예술로 하나 되는 축제가 바로 춘천에서 열린다”며, “자연과 문화, 시민의 몸짓이 어우러지는 이번 축제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내빈들이 함께 개막을 선언하며 8일간의 여정을 알렸다.


개막선언 이후에는 하드록밴드 ‘직시’의 로큰롤 공연이 이어져 물줄기 속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해방감을 선사했다. 물총, 양동이, 고무호스 등 다양한 도구를 통해 도심은 다시 한 번 거대한 물의 무대가 되었고, 참여자들의 뜨거운 열기로 축제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1989년 ‘한국마임페스티벌’로 시작된 춘천마임축제는 프랑스의 미모스 축제, 영국의 런던마임축제와 함께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12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10여 개국의 마임 단체가 참여하는 글로벌 문화행사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 축제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은 시민이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축제’라는 점에 있다. 개막난장 ‘아!水라장’은 바로 그 정신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준 순간이었다.


이번 축제는 커먼즈필드 춘천, 석사천 산책로, 레고랜드 코리아 주차장 등 춘천 전역을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을 선보이며 6월 1일까지 이어진다. 춘천마임축제는 예술과 놀이,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살아있는 예술 축제로서, 또 한 번 세계와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도시 춘천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KIN.KR 2025-09-13 13: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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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도심을 물로 적신 예술…‘2025 춘천마임축제’, 시민과 세계가 함께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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