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04(화)
 

10-포레스트수목원 (1).jpg

 

해남에 초여름이 찾아오며 꽃과 나무, 물길과 숲길이 어우러진 정원들이 생명력으로 가득 차고 있다. 이 계절, 정원의 주인공은 단연 수국이다.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정원이지만, 초여름의 수국은 그 가운데에서도 단연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남 곳곳의 정원들에는 제각기 개성을 뽐내는 수국들이 몽글몽글 피어나며 정원의 풍경을 완성하고 있다.


해남군 계곡면에 위치한 ‘문가든’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정원의 대표적 공간이다. 문홍식 대표가 수년간 황폐한 밭과 과수원을 가꾸어 만든 이곳은 약 1만여㎡의 넓이에 300여 종의 수목과 초화류가 사계절에 걸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정원 곳곳을 산책하다 보면 나무와 꽃들이 발길을 붙들고, 쉼터에서는 자연을 배경 삼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정원과 맞닿은 오류제 저수지는 경계 없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멀리 흑석산까지 이어지는 절경을 완성한다. 특히 비나 눈이 오면 색이 달라지는 흑석산과 철새가 날아드는 저수지의 풍광은 ‘차경(借景)’이라는 개념으로 정원 속에 자연을 끌어들인다. 저녁이면 조명이 켜지며 정원 전체가 환상적인 분위기로 바뀌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전라남도 민간정원 18호이자 해남군의 첫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문가든은 사진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기자기한 매력으로 정원 애호가들을 사로잡는 ‘비원’은 2024 전라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다. 해남군 삼산면 가재길에 위치한 비원은 김미정 대표가 전국 각지를 다니며 구한 나무들로 1만 6,529㎡ 부지를 정성껏 가꿨다. 두륜산 자락 옛 마을의 산비탈과 다랑이논 지형을 그대로 살려 설계된 이곳은 한 걸음마다 다른 테마의 정원이 펼쳐지는 ‘비밀의 화원’이다. 수국과 동백이 어우러진 수국동백정원, 100년 된 철쭉이 중심에 선 한울정원, 장미터널과 별빛전망대까지 각각의 주제정원은 자연 속에서 사색과 힐링의 시간을 제공한다. 꽃송이 하나, 연못의 돌 하나까지 세심히 관리된 모습에서 정원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개인 주택 정원에서 출발해 관광농원으로 성장한 이곳은 해남군에서 두 번째로 전라남도 민간정원(28호)으로 등록되었다.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에 위치한 ‘산이정원’은 전남 최초의 사립식물원으로,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조성된 9개 정원 중 하나다. ‘산이 곧 정원이 된다’는 뜻처럼, 해남의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한 이 정원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5만 평 규모로 1차 개장한 데 이어, 올해 16만 평까지 확장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정원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바다를 닮은 맞이정원, 어린이의 자유를 상징하는 노리정원, 동화적 상상이 가득한 동화의 정원 등 총 6개의 주제별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00여 종의 식물이 이곳을 채운다. 예술작품과 식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생태적 스토리를 전달하는 산이정원은 수목원, 미술관, 친환경 놀이터, 카페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미리 관람 일정을 계획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해남군 현산면 봉동길에 위치한 ‘포레스트 수목원(4est수목원)’이다. 약 6만여 평의 숲에 1,4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된 이곳은 해남 최초 민간 사립수목원으로, 동서양의 철학을 담은 테마 소정원이 매력적이다. 식물학을 전공한 김건영 씨 부부가 운영하는 이 수목원은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으로부터 국가 생물자원 보전기관으로 지정받아 교육과 연구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특히 8,000여 그루의 수국이 심어진 수국정원은 국내 최대 규모로, 산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다채로운 수국의 향연은 장관을 이룬다. 매년 5월 화분수국 전시를 시작으로 6월 중순부터는 수국축제가 본격적으로 열리며, 사진 명소로도 손꼽힌다.


해남의 정원들은 단지 식물만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자연과 사람, 예술과 철학이 공존하는 살아 있는 문화공간이다. 여름이 깊어지는 지금, 수국이 절정을 이루는 해남의 정원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KIN.KR 2025-11-05 13:35:02
태그

BEST 뉴스

전체댓글 0

  • 93002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해남의 여름, 수국이 피어나는 정원으로의 초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